본문 바로가기
Book Review

당연하지 않은 피부에 대한 당연한 생각

by Sinclair R. 2020. 4. 27.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피부에 대해서, <피부는 인생이다>를 읽고 깨달은 보편적인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책을 통해서 외부로 부터 인체의 여러 기관들을 1차적으로 보호하는 피부의 소중함을 짚어보는 시간이였다. 쉽게 만질 수 있고, 보여지는 피부이지만, 이 기관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이고 매우 다양한 과정들은 결코 당연하지 않았다. 햇볕부터 시작해서, 외부에서 침입해오는 여러 일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기작들이 있었으며, 생물학적 관점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피부는 우리에게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당연한 생각들 ☞  선크림과 피부 / 여드름은 왜 생길까 / 어떻게 여드름을 조절할까 / 포옹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피부병보다 더 무서운 피부색에 대한 차별


# 다른건 몰라도 선크림은 꼭 바르자

몬티 라이먼의 <피부는 인생이다>를 다 읽고, 가장 먼저 한 일은.. 두둥! 선크림을 구매하였다.

"햇볕은 피부에게 매우 좋지 않습니다. 피부가 상합니다. 피부의 강적은 자외선입니다."라고 주변에서 두고두고 여러 번 들었지만, 선크림을 바르는 습관이 제대로 잡혀있질 않았다.  더구나 지난 1년간 야외조사며 바깥 활동을 자주 나갔는데도 선크림을 바르지 않았다. 선크림을 바르면 피부를 덮는 그 답답함이 싫은 것이 바르지 않은 데 한 몫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너무나도 당연하게 하얗고 뽀얗던 피부가, 건강미 넘치는 그을린 피부를 넘어 까무잡잡해진 건 사실이다. 그런데, <피부를 인생이다>를 읽고 난 후 내가 내 피부에게 너무나도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원인은 햇빛이다. 햇빛이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지만( 햇볕을 쐬지 않으면 비타민 D가 결핍되어 골다공증이 걸릴 수도 있다), 강렬한 자외선은 피부를 손상하는 것은 물론, 피부암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피부암의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서 신체 크기가 평균 정도인 성인이 태양 아래에서 마음 놓고 놀거나 일을 하려면 자외선 차단지수가 최소 15 이상인 광범위 선크림(UVA와 UVB를 차단할 수 있는) **약 35~45밀리미터를 노출된 피부 전체에 발라야한다. (**약 35~45밀리미터는 골프공 한 개 크기 또는 티스푼 6-8개)
  • 피부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Tip 
    ① 인공 선탠 하지 않기 ② 
    그늘로 다니고 모자를 쓰기 ③ 적절한 옷차림과 선크림 바르기
피부를 젊게 만드는 열쇠는 햇빛에게서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며 가장 효과적인 노화 방지 크림은 선크림이다.

# 여드름은 어떤사람에게 자주 나타나는 것일까? (feat. 초콜릿과 여드름)

어릴 적 빵순이였던 언니에게 아빠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빵은 몸에 안 좋으니 먹지 말 것. 빵을 너무 좋아했던 언니는 납득될 수 있는 이유도 없이 빵을 먹지 말라고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었다. 그래서 아빠 몰래몰래 빵을 먹긴 했는데, 유독 언니가 빵을 많이 먹고 나면 여드름이 생겼었다. 아빠는 이에 대해 더 당당하게 "빵 → 여드름 유발"이라는 공식이 세우기까지 했다. 정말로 빵이 여드름을 유발한 것일까? 

밀가루 음식이 우리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은 <당신은 뇌를 바꿀 수 있다>라는 책을 보면 더 상세히 나오기도 하지만, 이번 <피부는 인생이다>책에서도 밀가루 음식 중 흰 빵, 시리얼과 같이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이 피부에도 좋지 않다는 사실을 찾을 수 있었다.

여드름을 유발하고 여드름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가장 확실한 근거로 밝혀진 식품들은 혈당지수가 높아 섭취 시 혈당을 단시간에 크게 상승시키는 특징이 있다. 체중과 나이, 성별도 여드름에 영향을 주겠지만 여드름 발생률은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주요 음식들의 혈당지수 표(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그렇다면 초콜릿은? 초콜릿은 생각만해도 입에서 침이 돌정도로 단 음식인데 여드름 발생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단 음식이라고 해서 모든 식품이 혈당지수가 높은 것은 아니다.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여드름 생긴다!"라는 것은 잘못된 정보다. (오예! 초코러버들 소리 질러~)초콜릿은 지방함량이 높고 혈당지수가 낮아 체대에서 당이 천천히 흡수된다.

그렇다면 초콜릿을 먹어서 여드름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나오게 된 걸까? 이는 여성들의 생리주기 호르몬과 관련이 깊다. 평균적으로 여성의 생리 주기 중 체내 안드로겐 농도가 증가하고 이런 호르몬으로 인해 여드름 발생률이 높아지는 생리 전 단계에서 단 음식이 마구 당기는 기분을 느끼는 경향 때문이라고 일렀다.  초콜릿을 먹으면 여드름이 생긴다는 상관관계보다는, 호르몬으로 인해 여드름이 발생률이 높아지는 데 이때 당 것이 당기는 현상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가 생긴 것으로 추측한다.


# 내가 여드름이 났을 때 치료하는 방법이 과학적으로 효과적일 수 도 있겠구나...?!

내 피부는 고맙게도 여드름이 자주 나지 않는 깨끗한 피부에 속한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에게 어떻게 피부관리를 하냐고 질문을 여러 번 받았었는데.... 앞에서 말했다시피 피부를 관리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하지만 가끔씩 여드름이 뽀록 올라와서 날 괴롭힐 때 가라앉히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여드름과 심리전.  ㅎㅎㅎㅎㅎ 얼굴에 뽀록 여드름이 올라오면, 최대한 관심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이게 나의 방법이다. 어릴 적 여드름이 나서 속상해하는 나에게 어머니가 알려주신 방법인데, 여드름은 관심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을 끄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말씀해주셨다. 이게 뭔 효과가 있을란지?라고 하겠지만 정말로 효과가 있었고, 여드름이 나타나면 모른척하고 지내기 일수여서 내 얼굴에 여드름 흉터는 거의 없이 깨끗하다. 이 방법은 <피부는 인생이다>의 chapter 7. 심리적 피부에서 나오는 내용과 일관성을 보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아마 우리 어머니께서는 이미 이 내용에 대해서 알고 계셨던 것이 분명하다!!

피부와 마음의 상호관계
1. 마음은 피부와 접촉한다
: 정신상태는 피부의 물리적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 피부는 마음과 접촉한다
: 겉으로 드러나는 피부 증상이 생기면 정서적, 심리적으로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다
3. 정신의학적 증상이 피부로 나타난다
정서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코르티솔과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피부의 피지 생성이 촉진되면서 여드름도 가속화되는 것이다

ㄴ 더 크게 여드름이 가속화되지 않도록 나는 여드름과 심리전을 펼친 걸지도 모르겠다.


# 스킨쉽은 옳습니다!!!(feat. 힘들 때 사랑하는 사람의 허그가 더욱더 힐링이 되는 이유)

10cm의 안아줘요 ☞  https://www.youtube.com/watch?v=RzHbYkw3_RY

하루가 고되고 지쳤을 때, 누군가에게 폭 안기면 나를 짓누르고 있는 무게가 가벼워지면서 위로가 된다. 정말로 힘들 땐 위로의 말보다 따뜻하고 깊은 포옹은 나를 괴롭히던 짐들을 스르륵 다 녹아버린다. 아마 10cm도 포옹의 힘을 알고 '안아줘요'를 작사하지 않았을까? 이처럼 신체 접촉은 신체와 정서의 건강에 필요한 요소이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접촉은 사람들 간의 소통기능을 더불어 치유 기능도 발휘한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스킨십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강력한 처방제인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포옹은 옥시토신, 엔도르핀 등 '행복'을 느끼게 하는 여러종류의 강력한 분자를 배출해 안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유대를 더 끈끈하게 만든다.
신체 접촉은 생물학적 측면에서나 인지적 측면에서 모두 감정에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여 사랑받는 느낌,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이는 스트레스 감소로 이어진다.
살과 살이 맞닿으리라는 기분 좋은 성적 기대는 분별 촉각과 정서 촉각 시스템을 동시에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인체의 가장 큰 생식기관인 피부 전체의 특성을 변화시킨다. 실제로 접촉이 이루어지면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계적 감각 수용체와 천천히 반응하는 정서적 신경섬유 그리고 엄청나게 민감한 '자유 신경 말단'이 일제히 활성화된다.

# 피부병보다 더 무서운 것(feat. 피부색.  편견을 깬 패션모델 Winne Harlow)

피부는 심장과 간처럼 실재하는 신체의 한 부분인 동시에 사회적 실체인 독특한 기관이다

"겉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겉으로 보여지는 다름으로 타인과 자신을 구분하여 쉽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 다름을 쉽게 볼 수 있고 드러나는 부분이 우리의 피부색이다.

하지만 피부색은 생물학적으로 다름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다. 단지 외부로 부터 오는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서 진화된 인체의 요새이다. 피부색은 대체로 피부에 존재하는 멜라닌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 결정되며, 멜라닌 농도에 따라 외부 자외선으로 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 아래 그림과 같이 세계의 피부색 지도는 자외선 농도 분포 지도와 거의 상응하는 결과를 나타내는데, 피부색은 환경에 맞춰 인류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멜라닌 농도가 분포된 생물학적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대에 실시된 피부색 유전학 연구 결과를 통해 모든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한 가지종에 속한다는 과학계와 인류학계의 공통의견이 확인되었다고한다. 이렇듯 피부색은 다름과 우월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외부의 위험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작용일 뿐이다.

피부색 지도(좌) 자외선 농도 분포도(우) 출처: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3898447

하지만, 피부색은 우리 사회에서는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기본적인 권리를 묵살시켰었으며, 인도주의적 위협까지 몰고 간다. 피부색 뿐만이 아니라, 눈에 바로 보이는 피부병은 더욱더 다른 사람들과 구분짓게 만든다. 책 속 Chapter 9 에서 제시한 캄보디아 백색증의 사람들 사례는 피부병보다 다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그들의 삶을 짓밟았다. 백색증은 돌연변이 병으로 피부속 멜라닌이 생기지 않아 햇볕으로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이 없고, 피부암에 그대로 노출된 위협에 처한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 병이다. 하지만, 이 환자들은 피부병으로 마주하고 있는 위협보다는, 사회 속에서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잘못된 루머로 인해 강간, 살인에 대해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피부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병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잘못된 인식과 오명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차적인 피해였다.

백반증의 편견을 깨고 패션모델로서 활략을 보여주고 있는 Winne Harlow

사람들과 조금 다른 모습에 대해서, 사회는 틀리다고 말함으로써 잔인한 짓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피부가 보여주는 모습들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그 자신이며, 그 사회일 것이다. 피부는 보여줄 뿐, 해석하기는 우리 나름이다.  다른 것에 대해서 어린 시절부터 사회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백반증을 가지고 있는 캐나다 출신 Winne Harlow는 사회적 편견을 딪고 모델의 길을 들어섰다. 피부가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을 받아들이고, 그 자체를 존중할 수 있는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