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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여름의 빌라

by Sinclair R. 2021. 7. 12.

어제는 유난히도 더워 에어컨을 켜지 않고 못 배기겠더라. 달력을 보니 초복이었다. 진짜 여름이 시작된 것이다. 나에게 여름은 찌는 듯이 숨이 턱 막히는 습한 대기를 뚫고 메엠!!!! 하고 귀청이 떨어져라 덥다고 고래고래 매미 울음소리가 쩌렁쩌렁 귀에서 울리는 장면을 품은 계절이다. 그뿐만이 아니라 뜨거운 땡볕 아래 여러 일화가 회상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한국 소설을 읽어본 적이 거의 없는 나는 왜 인지 모르겠지만  여름의 시작에 아무런 이유없이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를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읽었다. 한국 현대소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이 어떻게 내 손에 잡히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냥 읽고 싶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여름이 다가오는 날씨에 '여름의 빌라'라는 제목이 한 몫한 거 같기도 하고, 아니면 여름의 바람과 냄새 따사로운 여름의 햇살을 담고 있는 알프레드 시슬레의 작품을 표지로 선정한 게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기도 하다. 책 표지가 너무 예뻐서 망설임 없이 고른 책이랄까. 책 표지를 보고 골랐는 이 소설은, 소설을 다 읽은 후 책을 덮으면서 잔잔히 내 마음을 계속 울렸다. 딱. 다 읽고 난 후 먹먹한 감정을 표지의 그림이 잘 표현해주는 것 같다. 표지 디자이너 누구인가요? 진짜 감동입니다.

백수린의 『여름의 빌라』는 9편의 단편소설 속 9명의 주인공이 사람들과 맺는 인연을 통해 본래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어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이 그려져있다. 여름의 빌라 제목은 단편 중 한 편의 제목에서 빌려온 듯하다. 여름의 빌라뿐만 아니라  한편 한편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생각을 깊게 하게 되었다. 한 에피소드가 끝이 나면 마음속에서 완벽히 음미한 후에 다음 에피소드로 넘어갔다. 신기하다. 백수린 작가의 글은 특별하지 않다.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한 것 같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소설은 특별한 사건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고 우리가 일상적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한 조각에 대한 이야기로 서술된다. 그런데, 그 일상의 한 조각에서 만난 사람들로 통해 주인공의 생각이 확장되고 변화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9편 중에서 가장 좋았던 소설을 꼽으라고 한다면, 〈흑설탕 캔디>와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이 두 소설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의 꼬리를 물었다. 흠.. 이 소설을 읽고 감상평을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여름에 나의 터닝포인트트를 회상하면서 주인공에 빗대어 시간여행을 가기에 좋은 것 같다고 표현하면 될까. 이 주인공들의 일화를 보면서, 내 터닝포인트는 언제였을까? 생각을 하기도 하였다.

감상평: 재밌다!   

▼지극히 개인적인 북디자인과 편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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