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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소년이 온다

by Sinclair R. 2022. 2. 20.

작년 문학동네 북클럽에 가입하여 문학동네에서 출간하는 책 공지를 메일로 받아보았다. 작년 하반기에는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책이 출간한 것을 알게 되었는데, 크게 관심 가지지 않았다. 사실 한강 작가의 작품을 1편도 읽어본 적이 없어서 그래서 시도해보지 않았던 거 같다. 단지 내가 한강에 대해서 아는 점이라고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라는 책이 아주 유명하고 국제적으로 인정해주는  부커상의 수상자라는 점을 알고만 있었다. 근데 뭐랄까 <채식주의자>은 너무 유명해서 읽어보기 망설여졌다. 예전에 지나가는 말로 <채식주의자>를 읽고 고기를 먹기 싫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읽기를 꺼려했다. 그러던 중 2017년에 '부커상을 받은 한강작가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축전을 거부하였다'라는 과거 기사를 읽게 되었다. 이에잉? 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부커상인데, 왜 축전을 거부한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축전을 거부한 이유는 즉슨 한강이 과거에 쓴 <소년이 온다>라는 책이 블랙리스트에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란다. 블랙리스트는 참을 수 없지.   덕분에 한강작가의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그리고 원서 <Human act>를  책을 모두 장바구니에 담아 버렸다.

한강 <소년이 온다>

왜 이제야 이 책을 읽었을까

제일 궁금했던 <소년이 온다>를 집어들어 읽었다.

아. 난 왜 이제야 이 책을 읽었을까. 이제야 한강 작가님의 글을 알게 된 걸까. 작가님의 글 힘이 대단하고 느꼈다. 가슴을 후벼파듯 아픈 상황을 간접적으로 직면하게 될 거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모두가 널리 읽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기 전 책 내용에 대한 하나의 힌트도 가지지 않은 체 책을 펼쳤다. 그래서 '표지가 왜 안개꽃이지?', 주황색 푯말과 안개꽃이 뭘 의미하는 걸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덮은 후 안개꽃이 훅 내 마음에 밀려들어왔다. 책을 읽고 나니 표지가 1000% 이해되고 납득되었다.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소설은 광주 민주화운동 속에서 중학생 동호와 주변인물들의 내면의 고통을 그려내고 있다. 본문 챕터별로 서로 다른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며 시대를 거듭하며 남아있는 사람들의 고통을 보여준다. 아픈 역사를 소설에 담아내기 어려웠을텐데, 정말로 잘 쓰셨다. 한 문장, 문장 읽으면서 화자와 함께하는 듯한 깊은 아픔을 느꼈다. 화자가 이끄는 그때 상황이 상세히 시각화가 되면서 글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서 사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일상에 죄책감을 느꼈다. 너무 아팠다. 죄송하고 죄송했다.지금 내가 이 현재를 누리는 건 이 아픈 역사를 겪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깊이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내가할 수 있는 건 그때를 잊지 말고 명확히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통해 광주 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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