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 구하기

왜 두루미를 보존하는 것이 중요할까?

두루미류는 습지에 사는 새로 전 세계적으로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서식하는 두루미류는 총 15종으로, 그중에서 11종은 IUCN 적색목록 범주에 등록되어있으며, 1종은 멸종위기, 3종은 위기, 7종은 취약종으로 구분되어있다. 캘리포니아의 야생동물보존네트워크(Wildlife Conservation Network;WCN)는 두루미류를 포함한 여러 야생동물 보존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미국 위스콘신에서는 오직 두루미 보존을 위한 국제두루미협회(International Cranes Foundation;ICF)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두루미류 보존을 위해 많은 힘을 기울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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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두루미류는 여타 새들에 비해 특징이 두드러져 관찰하기 쉽다.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새들은 작은 몸통을 가지고 있어(예를 들면 참새는 14.5cm임) 세밀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보기 어렵다. 두루미류는 보통 100cm 이상 크기로써 참새와 비교해보았을 때 7배 이상 크기 때문에 쉽게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여타 새들과 달리 행동도 초지, 습지, 논에서 가족단위로 생활하여 이동시기와 월동지에서 가족군이 모여 큰 무리를 이루기 때문에 발견이 쉽다. 울음소리 또한 일반 새들과 다르게, 두루미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뚜루루루, 뚜루루루”하고 운다고 알려져 있다. 크기, 행동과 울음소리를 통해 두루미는 다른 새들에 비해 특징이 분명한 장점이 있어 관찰하기 용이하다.

 

두 번째, 두루미류는 철새로서 다양한 지역을 누비기 때문에 여러 환경의 지표가 될 수 있다. 두루미는 아한대 기후에 냉대림이 펼쳐진 타이가(또는 북방수림)부터 열대 및 아열대 기후에서 나타나는 열대·아열대 습윤활엽수림까지 날아간다. 다양한 기후대와 생태계 권역에서 발견할 수 있는 종으로써 넓은 범위의 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공한다. 또한, 서식지 변화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두루미의 개체수나 행동변화를 통해 해당 지역의 환경현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마지막으로, 두루미는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에게 여러 의미를 가져 인간과 문화적 정서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일본 홋카이도 소수민족들에게 두루미는 ‘사루룬 카무이’라고 ‘습지의 신’으로 숭배되었고, 러시아의 조종사들은 특정 비행기를 부르는 애칭을 두루미로 사용할 정도로 친숙한 동물이다.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흰 옷에 두루미 분장을 하여 행글라이더로 국민들에게 두루미 보존을 알리기도 했다. 한국의 옛 선조들에게 두루미는 겨울철 눈 위에서 학춤을 추며 가족단위로 움직이는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의 「삼공 불환도」 그림에서도 두루미가 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나라에서 과거와 지금까지 두루미는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두루미류 보존은 중요하다. 다른 종들에 비해 관찰을 쉬우며, 여러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정서적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개체이기 때문이다. 과거 한반도에 두루미는 수천 마리의 개체수가 찾아왔지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기점으로 많은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현재는 강원도 철원 주변 비무장지대 부근과 강화군 부근 일대에 100여 마리가 찾아와 겨울을 날뿐이다. 전 세계적에서 두루미를 보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두루미 보존을 위해 세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