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 북서평
나는 대구에서 나고 자랐으며, 내 고향에 대해서 불평불만 없이 그냥 살아왔다. 초등학교 3학년 어린 눈과 귀로 본 2·18 대구 지하철 참사당시, 비극적인 일의 책임을 생각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고 그저 안타까워하고 애도할 뿐이었다. 2014년 4월 16일, 일어나선 안 될 또 하나의 참사가 일어났다. 세월호. 정부의 무책임하고 무능한 대응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개탄했고 영원히 잊지 못할 큰 상처를 입었다. '상황이 악화될 때까지 국가는 무엇을 하였는가?'의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게 했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 2월 초 정부의 발 빠른 대응으로 초기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듯하였으나, 신천지라는 변수와 대구시의 늦장 대응으로 20일 만에 5,571명(3월 9일 기준)의 대구시민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감염의 불안으로부터 국민들은 안전을 보장받길 기대하며 제대로 된 국가적 대응을 요구하는 상황 속에서, 제대로 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유시민의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국가와 관련된 총 7가지의 질문을 통해 나에게 해답을 주었다.
- 첫 번째: 국가는 무엇을 하는 무엇을 해야하는 존재인가?
- 두 번째: 국가를 누가 다스려야 하는가?
- 세 번째: 애국심은 고귀한 감정인가?
- 네 번째 : 국가의 기본질서, 국가권력의 기능과 작동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 다섯 번째: 국가의 기능과 권력의 작동방식의 입장에서 진보와 보수는 어떻게 다르며, 진보정치는 국가를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가?
- 여섯 번째: 진보정치가 국가로 하여금 실현하게 하려는 선(善)은 무엇인가?
- 일곱 번째: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지켜야할 윤리는 어떤 것이 있을까?
매우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국가 정치적으로 관련된 일에 난 관심이 없었다. 언론에서 보도하는 글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당들의 치열한 싸움을 보여줄 뿐이었고, 그들이 싸우는 명분은 더 나은 국가를 위해서 더 좋은 국가를 위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나, 우리 국민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각자의 견해, 그리고 그 완고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혈안이 돼 보였다.그래서 이것을 핑계삼아 아예 정치 생태계에 관심을 꺼두었다. 관심이 멀어질 수 록, 국가와 관련된 일은 나에게 생소해지고 어려워졌다. 그 결과, 언론이 부추기는 부정적인 감정이 마냥 나의 의견인 양 이리저리 휩쓸려 국가의 안건을 바라보는 나의 소신은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나라 정부와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은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정치는 어렵고, 말도 안되는 말이 오가는 쌈판이 아니라 "국가를 운영하거나 국가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Max Weber, 1964-1920)"이며 "국가로 하여금 정의를 실천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더 나은 국가가 되기 위한 정치"가 진보정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민주주의의 명확한 개념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민주주의 정치제도의 목적은 훌륭한 사람을 선출해서 국가의 선을 행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하더라도 나쁜 짓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 page.116
주권재민,민주주의 국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내 손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된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해 과거 무수한 사람들의 피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명심하게 되었다. 국가의 정의는 시민들로 하여금 각자가 마땅히 누려야 할 것을 누리게 하는 것이며, 그 마땅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희생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 하지만, 아직 바꿔나가야 할 것들이 많다. 세상에 부당한 것들이 많다. 모두가 마땅하게 살 수 있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 바뀌야 할 것이 많다. 정의로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 방관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주인의식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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